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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127시간의사투에서 '명상자극'

by 법천선생 2013. 6. 10.

 

영화 ‘127’시간의 미국 유타주 블루존 캐년의

협곡에 떨어져 바위에 팔이 끼인채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팔을 잘라내고 살 것인가?

 

암벽에 팔이 짓눌려 세상과는 완전히 고립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생존과의 사투.

 

 

사람이라면 누가나 그렇듯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낼 방법을 궁리한다.

 

 

무딘 중국제 등산용 칼로 바위를 내려쳐본다.

암벽을 상대로 주먹질을 해댄다.

도르래 원리를 구상해 로프를 내려 보기도 한다.

 

 

칠흑 같은 밤과 함께 사지가 떨리는 추위와

두려움이 찾아오고 팔은 점점 굳어간다.

   
‘127시간’의 카메라는 그가 갇힌 미국 유타주

블루존 캐년의 장관을 폭넓게 훑으며 보여준다.

 

푸른 하늘, 태양빛, 절벽의 모습들 그리고 다시 쭉 당겨

아론의 머릿속 기억들을 꺼내어 천천히 더둡는다.
 
그는 천천히 자기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잃어버린다.

협곡 사이로 식구들, 친구들,

사랑했던 여인이 차례차례 찾아온다.

 

 

미안했던 일들이나 소중했던 순간들이

점점 아련해지면서 가물가물해 진다.

 

시간이 흐르고 그는 현재의 감각을 상당부분 잃게 된다.

아주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나 자신을 버린다.

 

 

정체성을 잃어 버리고 이내 자존심도 떠나간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비디오카메라를 켠 채

‘캐년랜드 쇼’를 진행하거나 또는 더럽고 처절한,

내가 나인 시간에는 하지 않았을 또 다른 일로 견뎌낸다.
 
폭풍우가 쏟아지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또 한 번 무너지는 그의 눈앞에 미래가 떠오른다.

소망하며 살았던 것들이 천천히 지나간다.

 

 

새로 꾸릴 가정, 가족, 그리고 모든 것….

영화는 장대한 자연과 얇디얇은

그의 시퍼런 팔을 번갈아 비추며 관객을 자극한다.

 

다양한 장치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감정을 차근차근 담아낸다. 
 
‘127시간’을 견디고 있는 그는 어떨까.

안타깝지만 매일 아침 8시 30분, 15분마다

쬐는 빛이 유일한 희망이다.
 
사실 하나 더 있다. 팔을 자르고 탈출하는 것.

절망이라고 해야 할까.

 

그 따위 희망만큼은 제발 다가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 희망이라 해야겠다.

 

아론에게 희망은 순간이 아닌 과정으로 다가온다.
 
아론도 이 상황이 헷갈리나보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자꾸 웃어댄다.

 

싸구려 중국제 칼로 고통스럽게 팔을 긋다가도

“이래서 비싼 스위스제를 써야한다”며 피식한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이

극을 지루하지 않게, 생생하게 이끈다. 

 

내가 과연 그의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