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높은 깨달은 친철척 스님에게 불교 신도인
속가의 장조류라는 친구가 있었다.
스님은 어느 날, 지혜안으로 그 친구가
얼마 안있으면 죽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친구인 장조류를 찾아가서 간곡히 권하였다.
"여보게. 자네도 이제 죽을 때가 그리 멀지
않았으니, 발심하여 염불도 하고, 참선도
하여 마지막 열정을 쏟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나도 그럴 생각이라네.
단, 내가 세 가지 중요한 일이 남아 있어서
그 일만 마치게 되면 곧 공부를 할 생각이네."
"그 세 가지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첫째는 지금 하는 일로 돈을 벌어서
좀 괜찮은 부자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아들 딸 모두 좋은 집안에
혼인을 시키는 것이고,
셋째는 아들들이 출세를 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네."
"자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
그렇게 하게나."
그런데 장조류는 세 가지를 다 이루기도 전에
죽어버렸고, 스님은 문상을 가서 조문을 지었다.
'나의 친구 장조류여 염불 권하자,
세 가지 일을 마친 후에 한다고 했지,
염라대왕 그 양반도 분수가 어지간히 없네
세 가지 일을 마치기도 전에 갈고리로
끌고가다니'
스님의 조문은 염라대왕을 나무라는 듯이
지었지만, 모든 업은 자신의 것이니 누가 그것을
말릴 수가 없다는 것이 진실인 것이다.
부질없는 세상 애착에 끄달려 마음 닦는
공부를 내일로 내일로 미루다가 덧없는
뜬 목숨을 마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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