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선사의 법을 받아 속가의 처사로서
완전히 모든 번뇌를 다 한 분이 방거사 입니다.
서강수 물을 다 마시고 오면 일러 주리라 하신
마조선사의 가르침에 완전히 눈이 열린 방거사는
집으로 와서 그 부유한 재산을 다 나눠줘 버리고,
마누라와 딸 영조를 데리고 어느 개울가에 초가를 짖고,
뒷산 대나무를 베어 대광주리를 만들어 겨우 입에
풀칠만 하면서 가족들을 참선수행 시킵니다.
부인과 딸이 하나 있었는데, 딸도 출가시키지 않고
수행하게 하여, 마침내 온 가족이 진리의 눈을 뜨게 됩니다.
어느날 방 거사가, 딸의 깨달음이 얼마나 단련 되었는가?
시험해 보기 위해서 한 마디 던졌습니다. <일 백 가지 풀 끝이
다 밝고 밝은 부처님 진리로다.> 그때 방거사 딸 영조靈照가
즉시 대답 하기를 <하이고 아부지는 머리가 허연 백발이 되고,
이가 누렇게 되도록 수행을 하셨으면서도 그런 소견밖에 짓지 못하셨습니까?>
하고 아버지에게 오히려 호통을 쳤습니다.
<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고?>
<일백 가지 풀끝이 다 밝고 밝은 부처님의 진리입니다.> 하고
딸 영조는 아버지 방 거사의 말을 똑 같이 되풀이 했습니다.
진제선사는 여기에 참으로 고준한 안목이 있다 하시고,
똑같은 말을 했지만 여기에는 하늘과 땅 사이 만큼의 차이가 있다 합니다.
당시 방거사 일가족이 다 견성을 하여 멋지게 생활한다는 소문에
마조스님 휘하의 수좌들도 늘 발길을 재촉해 찾았다 합니다...
하루는 단하천연丹霞天然 선사께서 방 거사를 찾아오셨는데
마침 영조가 사립 앞 우물에서 나물을 씻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거사 있느냐?> 하고 천연선사가 묻자, 영조가 나물 씻던
동작을 멈추고 일어서서 차수叉手하여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단하천연 선사께서 즉시 그 뜻을 간파하시고, 다시 어떻게
나오는가 시험해 보시기 위해서 거사 있느냐~ 하고 재차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영조는 차수했던 손을 내리고 나물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집 안으로 재촉해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때 단하천연선사께서도 즉시 돌아가셨답니다.
<말이 없는 가운데 말이 분명하다.> 고 합니다.
이러한 법거량을 보면, 천하미인이 양귀비가 아니라,
방거사 딸이 천하미인이라고 합니다.
영조야 말로 모든 부처님과 역대 도인으로 더불어 호리도 차가 없는
당당한 기봉을 갖춘것이라 합니다.
어느 날 방 거사가 가족과 함께 방에서 쉬고 있다가
불쑥 한 마디 던지기를, <어렵고 어려움이여 높은 나무 위에
한 섬 기름을 펴는 것과 같음이로다.> 하자,
방 거사 보살이 그 말을 받아서 <쉽고 쉬움이여 일백 가지
풀 끝에 불법의 진리로다.> 하고 반대로 대답을 했답니다.
그러자 딸 영조가 석화전광石火電光과 같이, 돌불보다,
번갯불보다 더 빠르게 받아서, <어렵지도 아니하고 쉽지도 아니함이여,
곤困한 즉 잠을 자고 목마른 즉 차를 마심이로다.> 했다고 합니다.
정말 위대한 가족이 방거사 가족이라 합니다.
모든 부처님, 모든 도인과 똑같은 안목(眼目)을 갖춘 분들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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