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떤 농부의 나귀가 말라빠진
우물에 실수로 빠져 버렸다.
농부가 나귀를 구해 내려고 몇 시간이나
궁리하는 동안 나귀는 계속해서
애처롭게 울어댔다.
마침내 농부는 나귀가 이미 늙어
구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
또 우물은 어쨌거나 메워야 하니
나귀의 고통도 덜어 줄 겸해서
이웃 사람들을 불러 우물을 메우기로 했다.
사람들이 모두 삽을 쥐고 우물 안으로
흙을 퍼 넣기 시작하자 나귀는 이내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고는 구슬프게
울부짖었다.
그러다 잠시 후엔 의외로 조용해졌다.
몇 삽을 떠 넣다 우물 안을 내려다본
농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귀가 자신의 등에 던져지는 흙을 털고선
그 흙을 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닌가!
이웃들이 나귀의 등에 흙을 퍼부을 때마다
나귀는 그것을 한쪽에 털면서 한 발자국씩
올라서더니 이윽고 의기양양하게
우물 가장자리에 올라서서 놀란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유유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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