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자연스런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곳이다.
의사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음을 저지하거나
늦춰야 한다고 믿지만, 그런 의사의 사명은 오히려
편안한 죽음을 방해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의사가 개입된 죽음은
고통스럽고 비참한 것'이라고 해야 맞다." -106쪽
결국 이러한 법이 마련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이 명료한 의식 상태에서
자기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충분히 건강한 시점에
이미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언젠가는 닥칠 죽음에
대한 자기 의사 결정을 미리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서간문으로 유명한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죽음에 관한 기사 중 의미 있는
내용을 보았다.
흑색종의 피부암을 치료하던 도중 상태가 악화되자,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에서 삶을 정리하였고, 마지막
10여일을 곡기를 끊고 죽음을 맞이하였다는 것이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의식이 있었고, 고통스럽지 않게
편하게 가셨다는 것인데,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고뇌와 성찰을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서 그는 죽음을
당하지 않고, 스스로 맞이한 태도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준 아주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32쪽
영혼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생물학적 탄생 이전에도
있었고, 생물학적 죽음 이 후에도 반드시 존재한다.
어찌 보면 몸을 떠나 원래 있던 자리에 복귀했으니
우리는 그것을 명확하게 말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즉 왔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죽는 것이다.
영혼의 입장에서는 죽음이란 사라짐이 아니라
단지 변화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191쪽
명상은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가장 중요한 수단은
'의도 없음'과 '바라보기'다.
그것은 우주로 나가는 추진력과 같다.
아니면 침묵의 바다 심연에 이르는 잠수를 할 때
부력을 이기고 바닥으로 이르게 하는 납덩어리와 같다.
넘어져 부딪힌 무릎으로 느껴지는 통증을
나의 통증이 아닌 남의 통증인 것처럼 바라보기,
피부를 타고 스멀거리는 가려움을 나의 가려움이
아닌 남의 가려움인 것처럼 바라보기,
들이쉬고 내뱉는 숨결을 나의 숨결이 아닌 것처럼
그저 바라보기 …….
이렇게 몸이 가진 오감의 느낌을 단지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생물학적 몸의 감각이
초월되는 때를 만나게 된다. 그것이 명상이다. -216쪽
삶과 죽음의 현장을 지켜온 의료계에서도 더 이상
영혼의 건강을 외면하지 말고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똑같이 영혼의 건강을 의학의 대상으로 다뤄야 한다
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의사가 죽음에 대해 능동적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환자나 그 가족이 의미 있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81쪽
김종운 지음 | 유리창 | 284쪽 | 1만5000원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723363#csidxbf81b5adcb956cda7ad3bd8c2d5b5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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