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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습관

독서편지, 인류의 역사를 바꾼 또 하나의 사과

by 법천선생 2021. 3. 23.

아침독서편지 – 2,272

 

인류의 역사를 바꾼 또 하나의 사과

2021년 3월

개나리가 노란 잎을 튀우며 봄을 알리고 있지만, 여기 바람은 차다. 백신 주사를 맞는 인원이 늘고 있지만 코로나 19 확진자의 발생수가 400명이 넘는다는 수의 보도도 어느듯 귀에 익숙해져 버렸다. 이렇게 무디어 가는 삶에 우려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전교생이 100명이 못되어 전원 등교를 시키고 있다.

 

햇살이 좋아지다 보니 틈틈이 운동장으로 모여 공을 차는 학생들은 늘어나고 마스크를 벗은 모습에 살짝 긴장이 된다. 그리고 흡연을 학생을 발각하다 보니 우려스럽기도 하다. 별일 없기를 바라며 개인위생과 마스크 착용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도 이렇게 등교를 할 수 있고 함께 마주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라 여긴다.

이렇게 전교생이 등교하여 수업을 하고, 동아리도 하며 얼굴을 익혀가는 과정이 얼마 만인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외모로 그들을 알아 볼 수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왠지 행복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수업하러 갔더니 초록 표지의 이 책이 교탁에 있었다. 담임선생님께서 학생에게 읽으라고 준 책인데, 하필 그 아이가 결석했다고 해서 내가 잠시 읽고 준다고 하며 챙겨 왔다. 일종의 사회교과서 일 수도 있다. 전에 한번 본 책같기 한데 기억이 감감한지? 하나의 질문에 4~5페이지 정도에서 그림과 함께 설명을 해 둔 것인데, 이렇게 총 101 문항으로 지식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질문마다 어렴풋이 추측을 해가면서 읽는 맛이 있다.

 

제1문항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4개의 사과에 대한 것이었다.

1번이 아담의 사과

2번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파리스의 사과

3번은 빌헬름(윌리엄) 텔의 사과

4번은 뉴턴의 사과이다.

 

모두 과일 ‘사과(apple)’와 관련되어 있다. 작은 열매 하나로 인해 인류의 역사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책에서는 5번째 사과를 언급했다. 어떤 사과일까?

 

정보통신기기의 선두주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사과(Apple)이다. 그러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회사의 로고 선정에 대한 이유가 A로 시작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로고 디자이너였던 롭 야노프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가 유기농 사과 과수원에서 일을 했고, 사과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이유가 영양가도 풍부하고 포장하기도 쉽고 손상되지 않아 완벽한 과일로 보았다고 한다.

 

회사의 이름으로 떠올린 것은 사과처럼 완벽한 회사가 되길 원하는 마음이 있었고 더 이상 좋은 이름을 생각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전한다. 아담이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서 인류의 문명이 바뀐 것처럼 개인용 컴퓨터가 인류에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확신은 적중했던 것 같다. 함민복의 ‘사과를 먹으며’ 라는 시가 떠올랐다.

 

일상적 삶에서 사과의 일부를 먹는 행위가 우주의 질서와 연결되며, 결국 사과가 나를 먹게 되는 것으로 역설적 인식을 보여 주는 시이다. 우리의 아이들도 그러하리라.

여기 시골이라지만 미래를 이끌 주인공이 어디서 나올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여기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줄 만큼 지역적 재력을 준비해 두고 있다. 도시와 다른 생활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배려라는 생각을 해본다.

 

씨앗 하나가 사람의 땀방울과 새소리, 잎새, 벌레들의 기억, 학자들의 지식, 세월과 함께 영글어 가듯이 우리의 아이들도 그렇게 싹을 틔우고 영글어 가기를 희망해 본다.

 

- <사회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사회질문 사전> , 전국사회교사모임, 북멘토, 2011

 

2021년 3월 23일(화)

 

독서로! 세계로! 미래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평생회원 조현지

강원도 화천사내고등학교 교사, johyeonj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