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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습관

독서편지, 변화와 여전함

by 법천선생 2021. 3. 15.

독서편지 – 2,267

 

 

변화와 여전함

낙동강 둑길 따라 나 있는 자전거 국토 종주 길을 달렸습니다. 2월 말에 새로 맡은 환경교육에 몰입하느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어 미안했습니다. 오늘만은 일을 내려놓고 물 따라 길 따라 남편의 뒤를 따라 달렸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편의 뒷모습에 심쿵하여 몰래 미소를 지어봅니다. 60을 바라보는 남편에게 설렘이라니, 아마도 봄을 타나 봅니다.

 

근원적인 변화가 아니면 점진적 죽음이라는 섬뜩한 책을 끼고 끙끙거립니다. ‘수행능력의 횡포

 

조직생활의 세 가지 기본패러다임은 실무자의 기술적 패러다임, 관리자의 정치적 타협의 패러다임, 리더 변혁의 패러다임입니다. 학교조직에서 실무자는 교사, 관리자는 교감과 교장으로 대치가능해보입니다. 교사는 수업 전문성과 학생생활지도를 수행하는데 탁월해야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배움중심수업으로 역량을 기르는 2015 교육과정에 공감하고 경남토론교육연구회를 조직하여 토론수업으로 미래역량을 기르고자하였습니다.

 

토론수업은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협업, 창의성을 기르는 유용한 방법이었습니다. 교단에 선 2001년부터 독서교육에 집중해오던 터라 교과서나 자료를 읽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질문중심의 토론수업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나를 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을 꾸는 나넘세꿈 수업과 독서동아리 활동에 몰입하던 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료교사들과의 관계의 문제였습니다. 엄마와 함께하는 열두 달 문학기행, 인문학으로 밤을 밝히자는 밤샘독서, 독서의 종합예술인 문학의 밤, 너의 생각이 궁금한 독서토론회 등 초롱초롱한 눈망울 같은 아이들의 생각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 동료와의 진정한 대화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만 놓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연계된 행동이 아니라 그만의 독자적인 능력을 가지고 판단하는, 독특하고 창조적인 성과를 이루어낼수록 큰 힘을 갖게 되는 경우에 수행능력의 횡포라는 부정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글에서 이전의 잘못을 돌아보게 됩니다.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는데 독특하고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은 그 일을 해낼 능력이 없다는 식의 표현을 서슴치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혹 그러지 않았을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변혁리더십으로 가는 길을 배우고 싶습니다. 비전을 실현하는 그 리더십은 무엇이 옳은 가를 추구하고 신념에 따라 말하고 행동합니다. 변화를 꿈꾸는 나넘세꿈은 새로운 도전 앞에 있습니다. 교사가 아니라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근원적 변화의 주체는 저입니다. 핵심가치(Core value), 목표(Goal), 실현 방법(Realization)-코고리(CoGoRe)를 깊이, 다시 더 깊이 생각해보겠습니다. 정치적 타협가는 안되고 싶습니다. 조직에 종속되지 않고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기꺼이 추구하겠습니다.

 

옳음, 의를 추구하는 일은 변함이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낙동강 물줄기와 거기서 피고 지는 잎들과 스무 살 연인이었던 남편의 여전함처럼.

 

- <딥 체인지> , 로버트 E. 퀸, 늘봄출판사, 2018

 

2021 3월 15일(월)

 

독서로! 세계로! 미래로!

()전국독서새물결모임 평생회원 황정혜

경상남도 양산교육청 장학사, hwangjin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