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 살림살이
빼놓고, 우리들 빼놓고, 자식들 기르는 것 빼고,
사회를 빼놓고 무슨 불법이 있습니까!
그래서 만 가지 천 가지 번뇌 망상이 다, 육십이견
(六十二見)이 다 공한 까닭에 색이 공이라고 그랬습니다.
이 세상이 실상이고요. 망상을 끊어야 한다, 끊어야
한다 하는데 그 만 가지 망상이 나오는 대로,
그게 뭘 뜻하는 줄 아십니까?
자기의 불심을 키워 주는 바로 보리예요, 보리!
불심을 키워 줄 수 있는 보리! 그러니까 망상이
망상이 아니다 이겁니다.
그 망상이 없으면, 이 생각 저 생각이 없으면
목석이게요?
목석이 무슨 부처를 이룹니까? 무슨 인간입니까?
그러니 그 망상도 소중하죠. 아주 묘하죠.
그러니 망상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주인공에 놔라
이겁니다.
한데 뭉쳐 녹이는 것이 바로 대자비와 대승 경지이며
그것을 이루어서 이 산하대지를 그냥 훌떡 집어
삼킬 수 있다 이겁니다.
부처가 보이더라도 집어삼키고 넘어가고 마구니가
보이더라도 집어삼키고 넘어가라 이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사람은 저 부처도 아니다
하니까, 그저 부처를 아무런 방편도 없이 막 때려
부수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몸뚱이가 맞아서 죽더라 이거예요.
그거를 내 몸과 같이 생각하고 내 마음과 같이 생각하고
내 생명과 같이 생각한다면 아, 그거를 홀딱 그 자리에
갖다 넣고는 그 물질만 없앴으면 아무 일이 없을 텐데
그런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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