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어느 조그만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 밤,
이집 저집을기웃거리던 한 낯선
사나이가 동네에서 외떨어진 집
앞으로 가서 잠시 주저하다가
결심한 듯 그집 현관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13세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녀가 문을 열면서 "누구세요?"
하고 물었지만 사나이는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도 천진한 소녀는 비에 흠뻑
젖은 사나이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얼마나 추우세요? 여기 난로에
옷을 말리세요. 제가 뜨거운 커피를
준비할게요."
그러면서 사나이의 손목을 끌어
난롯가로 안내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나온
소녀는 사나이에게 건네 주면서
그 옆에 앉아서 계속 이야기했다.
"저는 지금 혼자있어요. 엄마와
아빠는 아랫마을에 가셨어요.
아저씨는 어디를 가세요?"
사나이가 커피를 마시면서 물었다.
"얘, 넌 내가 무섭지 않니?"
"왜 무서워요? 다 같은 하나님의
자녀인데요."
사나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난 세월 동안 이 소녀처럼
나를 믿어 주고 따뜻하게 대해 준
사람이 누가 있었는가?'
그는 지금 탈옥수로서 도망하던 중
먹을 것과 돈을 강탈하기 위해
이 집에 들어 온 것이었는데
소녀의 따뜻한 대접으로 생각을
고쳐먹고 커피를 마신 뒤 고맙다
는 말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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