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는 병이 심각하다고 했고, 제 스스로도
“아, 이제 정말 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 만큼 몸이 버텨 주지 않았습니다.
마치 모래성이 쌓이던 속도로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그 순간 저는 아주 단순한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염불을 하겠다.”
살면 병을 고치고, 죽으면 극락에 가겠다는
아주 담백한 원이었습니다.
어떤 계산도, 어떤 기대도 없이 마지막 줄
하나 붙잡듯이 마음을 염불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염불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죽도록 했습니다.
사람이 절박하면 숨결까지도 간절해지잖아요.
그 간절함 속에서, 저는 조금씩 다른 세계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염불을 하다가 문득 감사하는 마음이
크게 일어났습니다.
작은 바람 한 줄기에도 감사했고,
방 안의 빛에도 감사했고,
제게 남아 있던 마지막 힘에도 감사했습니다.
감사가 커지면 마음이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면 보는 세상이 달라집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요.
그 깨달음이 생기자 염불은 더 깊어졌고,
자비심은 마치 샘물처럼 끊임없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모든 기관을 바라보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선언했습니다.
“너는 지금 정상이다.
너는 온전하다.
너는 살아 있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 제 몸의 느낌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오래 고장 나 있던 기계가 다시 전원이 켜지듯이요.
몸속 장기들이 하나둘 다시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게 한동안 고통을 줬던 여러 병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의학적 설명을 원하신다면, 솔직히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분명히 아는 건 하나입니다.
그날 이후, 제 마음과 몸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분노라는 단어조차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이제는 아예 상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오래된 단어가 사전에서 사라져 버린 것처럼요.
자비심은 더 넓어졌고, 사랑은 더 깊어졌고,
저를 둘러싸고 있던 세상은 마치 새로 칠한 풍경처럼
환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염불을 통해 깨어난 마음의
힘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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