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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기도와 생사의 경계에서 - 상현달 거사의 '기사회생'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5. 12. 30.

2006년 어느 날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평범하게 시작된 하루였습니다.

 

상현달 거사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며칠 지나면 낫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우리가 방심하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어느 순간, 체온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몸은 불덩이처럼 달아올랐고,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이웃을 불러 급히, 집 앞에 있던 국립의료원

응급실로 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비극은 시작됩니다.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정말 아무도
그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초조함에 가슴이 타들어 가는데
의사도, 간호사도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코에서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내는 그 자리에서 거의 비명을

지르듯 외칩니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왜 아무도 안 봅니까!”

그제야 의료진이 움직입니다.
담당 간호사가 말합니다.
“담담의사가 외야 합니다.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하지만 이미 병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져 있었습니다.

결국 급박한 그는 중환자실로 옮겨집니다.

 

그리고 소식을 듣고 도반들이 하나둘 병원으로

모여듭니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믿기 어려운 말을 합니다.

“중병 환자 옆에서 기도하면 병이 옮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아내의 가슴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립니다.

 

사람이, 사람의 생사가 걸린 순간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날의 아픔은 병보다도 깊은 상처로 남았다고 합니다.

이후 병원에서는 ‘수퍼박테리아일 수도 있다’며
순도 높은 네 가지 항생제를 모두 투여합니다.

 

그러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급성 폐렴. 그리고 폐혈증. 몸은 서서히 무너져

가는데 병원은 방법을 모르는 듯 보였습니다.

 

그 시절, 여러분도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유명했던 황수관 박사 역시 비슷한 증상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내와 가족은 현실을 직감합니다.

“이대로 병원에 있으면 그냥 여기서 끝이겠구나…”

 

그래서 결단을 내립니다. 아들까지 동원해 말합니다.

“환자와 가족은 죽어도 좋으니 집으로 가겠습니다.”

 

그렇게 하여 그는 결국 병원에서 퇴원을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거의 포기 선언과도 같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그날부터 전혀 다른 싸움이

시작됩니다.

 

신심이 깊은 세 명의 도반이 매일같이 집을 찾습니다.

아침에도, 저녁에도, 간절한 염불 기도가 이어집니다.

 

숨이 가쁜 그 옆에서 손을 잡고 이름을 부르며
부처님 전에 아주 간절한 마음을 올립니다.

 

그리고 아내의 기도.
말없이, 울음 삼키며 밤을 새우는 기도.여기에 더해
멀리 상주에 있는 도반이 하는 한의원까지 찾아가
한약을 지어 먹기 시작합니다.

 

기적처럼, 조금씩 입맛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상현달 거사는 과거에 배웠던 수지뜸법을

떠올립니다.

 

매일같이 중지에서 손바닥까지 정성스럽게 뜸을 뜹니다.

불을 올리며, 숨을 고르고 염불 하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렇게 하루, 또 하루.그리고 여러 사람드의 기도,
아내의 간절한 기도와 본인의 수행과 실천이
겹겹이 쌓여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그는 살아났습니다. 완전히, 기적처럼
기사회생한 것입니다.

 

의학이 무력해질 때, 사람의 마음과 정성, 기도와 믿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봅니다.

 

기도는 도망이 아니라 가장 깊은 동참이고 참여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사람을 다시 숨 쉬게 만드는 힘.

 

그것이 함께 올리는 기도의 힘이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