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퇴근하고 없을 때마다
그 사람은 가게에 와서 난장을 피웠다.
문을 닫아두면 발로 문을 차고,
커다란 유리창까지 깨뜨렸다.
결국 경찰서까지 갔지만
나는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밤새 조서만 쓰고 돌아왔다.
그런데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또 가게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전화를 받고
나는 달려가 화를 참지 못했다.
이미 경찰이 와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이번엔 꼭 벌을 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또다시 나는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
말하고 돌아섰다.
경찰서 안에서는 그렇게 빌던 사람이
밖으로 나가며 독기 어린 눈빛으로
거친 말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가슴이 꽉 막힌 듯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까…’
며칠을 고민하다가
나는 그 사람을 위해 참회기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그를 떠올리며 절을 했다.
“김 아무개 보살님,
전생과 이생의 죄를 깊이 참회하옵니다…
참회하옵니다… 참회하옵니다…”
언제까지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마음이 놓일 때까지 하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기도를 시작한 뒤로
그는 가게에 오지 않았다.
한 달쯤 지났을까.
나는 더 이상 절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가게에 와서
조용히 있다가 돌아갔다.
또 어느 날 길에서 마주쳤다.
차 창문을 내리며 환하게 웃는다.
“안녕하세요.”
“요즘 뭐하세요?”
“취직해서 일하고 있어요.”
“잘됐네요. 열심히 하세요.”
우리는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이제는 편하게 술 한잔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때 깨달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말을 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마음을 내면
얽힌 고리는 풀릴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 마음은
우주의 기운을 타고
전해지는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참회기도로
원한의 매듭을 푸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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