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상의욕자극

나는 누구인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by 법천선생 2026. 2. 18.

나는 누구인가?

 

한밤중 집으로 들어가다가 나는 아파트

현관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을 올려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내가 누구인지

정말 궁금했다.

 

나는 도대체 왜 지금 여기에 와서 이렇게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고 있는지 궁금

하기 짝이 없었다.

 

생각이나 지식으로, 나는 누구라고

말할 수 없었다.

 

오직 밖으로만 향했던 내 눈을 나는

내 안으로 돌려 보았다.

 

내 몸 안은 깜깜한 어둠으로 꽉 들어차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나는 서럽고 분했다.

 

나는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혼자

눈물을 흘렸다. 

 

나는 누구인가? 다리를 절며 길을

걸어가고 있는 병든 노인이 내 모습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시간은 오직 관념이었다.

과거는 모두 내 기억에만 있었고

미래는 모두 내 상상 속에만 있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내 마음은 늙지도

젊지도 않았다.

 

나는 어제도 나였고 오늘도 나였다.

어릴 때도 나였고 늙어서도 나일 것이었다.

 

불교의 윤회를 가져와 이야기하면 백 살

노인과 열 살 아이 중에 누가 더 오래 살았다

고 말을 할 수 있는가.

 

문득 고개 들면 내 몸은 병들어 있고

문득 고개 들면 내 몸은 늙어있고 문득

고개 들면 내 몸은 죽음 앞에 있는 것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다리를 절며 늙은 몸을

이끌고 있는 이 나는 누구인가?

 

유치원에 가겠다고 가방을 등에 지고

달려가는 이 나는 누구인가?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똥개도 내 모습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대행(大行)스님은 말했다.

당신 부모가 죽어 옆집에 소로 태어나도

당신은 모른다.

 

논두렁의 소가 나였고 길거리의 개가 나였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없었다.

 

모든 살아있는 것과 모든 죽어있는 것이

모두 나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차츰 내 몸뚱이가 나라는

의식(意識)이 엷어지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내 앞에 펼쳐진 이 세상과,

내가 끌고 다니는 이 몸뚱이와, 나라는

의식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 질문은 ‘세상이 무엇인가?’와 다름없이

내 앞에 전개되고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