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만히 보면요.
고민이라는 놈은 꼭 파리를 닮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가만히 누워 있는 사람 콧등엔
자꾸 앉는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 곁에는
얼씬도 못합니다.
시험 앞두고 누워만 있으면 “망하면 어떡하지?”
“난 왜 이것밖에 안 되지?”별별 생각이 다 달라붙죠.
그런데 운동화 신고 밖에 나가 뛰기 시작하면
그 고민들이 잠깐 조용해집니다.
고민은 생각 속에서 자라고, 움직임 앞에서는
약해지는 놈이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게으름이 오래 머물면
꼭 친구 하나를 데려옵니다.
바로 ‘고집’입니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지금도 괜찮은데 뭘.” “굳이 바뀌어야 해?”
고집이라는 놈은 마치 손에 꽉 낀 녹슨 쇠사슬
같습니다.
처음엔 내가 잡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그 쇠사슬이 나를 붙들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그랬답니다.
매일 늦잠 자면서도 “난 밤형 인간이야”라고
말했대요.
그런데 막상 새벽에 일어나 보니까
인생이 달라졌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환경보다 습관이고,
습관보다 무서운 건 ‘안 바뀌려는 마음’입니다.
더 무서운 건요.
우리는 거울 보며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금방
고치면서도, 삐뚤어진 생각은 몇 년째 그냥
두고 산다는 겁니다.
남의 말은 쉽게 판단하면서 내 말투는 돌아보지
않고, 친구 상처는 보면서 내가 준 상처는 잘 모릅니다.
마음에도 빗질이 필요한데 우린 머리만 정리하며
사는 거죠.
그래서 결국 사람은 무엇으로 기억될까요?
돈이 많았던 사람? 잘난 사람이었던 사람?
아니요.
힘들 때 그늘 되어 준 사람, 말없이 기대게 해 준 사람.
결국 사람은 ‘나무 같은 사람’을 오래 기억합니다.
햇빛 다 맞아가며 누군가 쉬어갈 자리 내어주는
나무처럼요.
“좋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말도 좋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건
내가 먼저 누군가의 나무가 되는 겁니다.
조금 더 들어주고, 조금 더 이해해주고,
조금 더 먼저 손 내미는 사람.
세상은 그런 사람 하나로도 훨씬 따뜻해지니까요.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그늘 하나 내어주는
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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