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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양학선선수 부모의 기쁨의 눈물

by 법천선생 2012. 8. 7.

사실 부부가 집을 갖지 못한 데는 건축비도 부족하기도 했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 집을 지으면 자칫 안좋은 결과가 날 수 있다'는 점괘도 작용했다. 부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집을 지어 괜히 대사를 망치기 싫었다. 새 집은 아들의 금메달을 본 후 마련하기로 했다.

 

어머니 기씨는 "학선이는 약속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잖아요. 그러니 이제는 새 집을 마련해야죠. 아들이 멋진 집에서 그 좋아하는 라면과 돼지고기 볶음을 맘 편하게 먹도록 해야죠"라며 비닐하우스 안에 붙여둔 아들 사진과 대회에서 따낸 메달들을 매만졌다.

 

기씨는 아들 애기만 나오면 계속 '효자'라고 지켜세웠다. 형편이 여의치 못해 다른 부모들처럼 넉넉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보약도 못 챙겼지만 게의치 않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독하게 운동했다고 했다.

 

오히려 그런 부모를 위로하고 도우려 마음을 많이 썼다. 국가대표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후에 받는 훈련수당 100만원을 매달 송금하고 본인은 후원비로 생활한다. 올림픽을 앞둔 두달 전에는 집(?)에 와서는 헬슥해진 엄마에게 병원비와 약값으로 쓴다며 70만원 내놓아 눈물지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도도 부족한 지 은행으로 달려가 100만원을 또 찾아왔단다. 그러면서 "어머니 아버지, 땡볕에 일하지 마세요. 조금 기다리면 금메달 따서 호강시켜드릴게요."라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성격이 명랑하고 심성이 착하지만, 어떤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며 이번에 큰 일을 낼 것으로 굳게 믿었다고 되뇌였다.

 

어머니가 아들 자랑을 늘어놓는 동안 가마솥 더위에 한껏 달궈진 비닐하우스 안 작은 TV에서는 양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이 연속해서 방영됐다. 어머니는 그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시선을 고정했고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가득했다.

 

k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