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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깐학습법/기다려 주는 교육

자식을 너무나 모르는 부모

by 법천선생 2021. 1. 24.

필자는 지금은 장학사로 근무중이지만 20년 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체육교과를 가르쳐 왔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학생들이 모두 얼굴과 체형, 성격이 다르듯, 나름대로의 특기와 적성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부모가 학교를 방문하면 담임교사에게 우리 아이 성적이 어떤지는 묻지 말아야 한다. 성적은 집에서도 성적표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학업에 관한 성취도이다. 결코, 자식에게 알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장래를 위한 진로지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성적은 결코 아이가 좋아하는 것, 아이가 좋아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인 적성과 특기를 알아보는 적성검사의 성적은 아닌 것이다. 학교를 방문하는 부모는 담임교사와 장차 아이의 진로에 관한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진지한 상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에는 학벌이나 자격증 등 스펙보다는 인성과 적성을 가장 먼저 살핀다고 한다. 협동심, 책임감, 봉사정신 등 인성과 적성에 맞는 사람을 뽑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신입사원 한명을 뽑아 훈련시키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적성이 맞지 않는 사람을 뽑을 경우, 입사하지 얼마 되지 않아 그만 두게 되므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올해 춘천교육대학교의 신입생 중 12%나 되는 학생들이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두 번째로 입학한 학생이라고 한다. 그들이 다니던 학교를 포기하고 재입학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첫째로는 학과를 선택한 것이 자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득점한 수능 성적순으로 진학하다보니 적성에 맞지 않아서일 것이고, 다른 이유는 지금 다니고 있던 학과를 졸업해보아야 취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학생은 공부에 전혀 취미가 없고, 어찌 보면 공부에서보다는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한 학생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떤 학생은 운동에는 남과는 다른 특별한 재질이 있어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듯하여 부모를 만나 운동을 권해보면, 이유를 불문하고 “우리 아이는 공부를 해야 하니 운동은 전혀 시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하는 부모들을 많이도 보아왔다.

 

부모는 가정에서 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부모는 자기 자식의 취미나 특기나 적성, 성격이나 활동 양식을 너무나 모른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필자는 얼마 전 거리에 버려졌던 개들을 거두어 키우고 있는 곳에 개 한 마리를 입양하려고 방문한 적이 있다. 많은 유기견들을 키우고 있는 그곳의 관리자는 개들을 여럿 키우다 보면 개들의 특성이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어떤 개는 보기에도 좋고 성격도 좋아 사람들이 데리고 가서 키우기 좋은 개도 있지만, 어떤 개는 성격 형성이 좋지 않아 주인을 물어뜯기도 하고, 또한 너무 많이 짖어 대기 때문에 그 집에 얼마 있지 못하여 다시 이곳에 보내지게 된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학생들의 특징이 확연하게 들어나는 경우도 많다. 아이가 학교에서의 친구 관계가 원만하고, 내성적인 성격인지, 또는 외향적인 성격인지, 또한 다른 아이들과 협동을 잘하고 스스로를 잘 조절하는 셀프리더십은 있는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있는지, 책임감이 있어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지 등등 세상에서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자기 자식임에 분명하지만, 사실은 부모들이 오히려 자식을 가장 잘 모르는 것만 같다.

 

필자는 얼마 전 “칭찬을 많이 하기”, “기다려주기”, “스스로 하게 하기”, “깐깐하게 보아야 할 적성”의 첫 글자를 딴 ‘칭기스깐학습법’이란 유아 교육서적을 출간하였다.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도 학교에서 학생들의 특성을 세세하게 조사해보면 이미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전인 취학 전 8년 동안에 필요한 집중력이나, 인내력,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 등 공부도 조기교육의 성과와 같이 엄마의 품에서 습관이 이미 많은 부분 세팅된다는 것을 교육현장에서 느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