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한 스님이 병원을 운영하는 데
쓰일 적지 않은 돈을 품에 안고 행자승
하나를 대동한 채 도보로 길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해는 서서히 산 너머로 기울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절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사방은 인적 드문 산길, 발걸음 소리만이
고요를 깨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것
같구나. 저 야산이 좋겠네.”
행자승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스님, 이 근처에는 산적들이 자주 출몰한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돈까지… 혹시 위험하지
않을까요?”
스님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돈은 나 개인의 것이 아니라,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것이며 곧 부처님을 위한 공덕금이다.
우리가 지킬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 맡기도록
하자꾸나.”
그날 밤, 두 사람은 조용히 자리를 펴고 앉아
간절히 기도를 올렸습니다.
산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고요했습니다.
이윽고 그들은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새소리에 눈을 뜬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몸도, 그리고 부처님을 위해 준비한 돈도
아무런 손상 없이 그대로였습니다.
몇 달이 흐른 뒤, 뜻밖의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이름난 산적 두목이 중병에 걸려, 바로 그 스님이
운영하던 병원에 실려 온 것이었습니다.
치료를 받던 어느 날, 산적 두목은 스님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스님, 혹시 얼마 전 백제국 도성에 다녀오시며
많은 돈을 가지고 이동하신 적이 있습니까?”
“그런 적이 있지요.”
“그때… 조그만 야산에서 야영을 하지 않으셨습니까?”
“야산에서 묵은 적은 있습니다만, 우리는
둘뿐이었습니다. 호위병은 없었습니다만…”
그 순간 산적 두목의 눈이 커졌습니다.
“아닙니다! 분명히 수십 명의 호위병이 있었습니다.
창과 칼로 무장한 자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지요.
무려 스물일곱 명이나 되는 그들 때문에 저희는
감히 손을 댈 수조차 없었습니다.”
스님은 아무 말 없이 잠시 고개를 숙였습니다.
얼마 후, 대중이 모인 법회 날. 스님은 법문 중에
이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었습니다.
청중은 숨을 죽이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때 한 신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습니다.
“스님,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바로 그날 밤, 저희가 기도 법회를 열었거든요.”
그는 낡은 수행 일기를 꺼내 조심스럽게 넘기며
덧붙였습니다.
“여기 기록이 있습니다. 그날 밤, 기도 법회에
참석한 사람의 수는… 정확히 스물일곱 명이었습니다.”
법회장은 깊은 침묵에 잠겼고, 이내 잔잔한
울림이 모두의 마음을 적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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