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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실제로 우화등선한 중국 사람 이야기

by 법천선생 2025. 12. 24.

수행을 오랫동안  깊이 쌓아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선인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는

자격이  있으며, 선인들 중에서도 실제로

우화등선의 비법을 실행할 수 있는 경지의

사람은 몇몇 되지 않는다.

 

황원길 선인은 바로 그 몇 안되는 이미

신선을 이룬 고인 가운데 하나였다.

      

과연  정오가 되자 이제껏 굳게 닫혀 있던

상청궁(도교 사찰)의 붉은 대문이 좌우로

활짝 열리더니 학처럼 고고한 모습을 한

황원길 선인이 조용히 빈터로 걸어나왔다.

 

그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 걸음걸이 등은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이 고요하고 침착한 모습이었다.

 

그는 빈터 중앙에 당도하자, 미소 띤 얼굴에

가만히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았다.

 

그순간 말없이 선인의 주위를 옹위하고 있던

제자들의 입에서 일제히 `황정경'(도교경전)을 

봉독하는 비장한 읊조림이 우렁차게 터져나왔다.

 

사실 제자들은 승천한다는 스승과의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해서 그 동안 여러차례 승천을

연기해 줄 것을 간청해 왔던 터였다.

 

그러나 황원길의 결의는 철석같이 굳어서 도저히

마음을 바꿀 수가 없었던 것이니,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제자들은 마침내 헤어지는 슬픔을 가슴속

깊이 감추고, 다만 스승이 마지막으로  몸소 

보여주는 선도 최후의 깊은 뜻과 신비의 비법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뜬 채 `황정경'을 비장하게 암송할 따름이었다.

 

황원길은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아주

기쁜 듯 즐거운 표정으로 제자 한사람 한사람과

진정한 이별을 서로 나누었다.

 

"이제 시간이 되었구나. 일양야, 뒷 일을 부탁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제자인 일양에게 마지막 이별을

고하고는 이제 그만이라는 듯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날은 아주 쾌청한 날씨였으나 황원길이 살고 있던

상청궁 지붕 위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벼운 조각구름이

뭉게 뭉게 감돌고 있었다.

                       

그가 막 두 눈을 감는 순간, 조각구름은 오색영롱한

서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빈터 삼엉궁 주변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이

신성하고도 장엄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세상에..."

"이럴 수가..."

 

마을  사람들은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다만 두 눈을

부릅뜨고 우두커니 넋을 잃고 서있을  뿐이었다.

 

그러는 가운데 황원길 선인의 모습은 서서히 허공을

향해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놀라운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황원길 선인의 몸은 상청궁 지붕 위에 떠있는 조각구름

보다도 더 높은 공중으로  아스라이  멀어져 갔다.

 

그리고 끝내는 그 깨알같던 모습마저도 허공속에 

녹아든듯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 황원길 선인은 두번 다시 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황원길 선인은 어디로 간 것일까?

종교에서 말하는 천당이나 극락으로 간 것일까?

 

아니다. 선인의 자아는 개체로서의 의식과 기억,

그리고 생전의 육신을 그대로 지닌 채 천지간에

융화되어 버린 것이다.

 

이를 기화라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야  말로 내가 우주요,

우주가 바로 나 자신인 신인합일, 환허합도의

궁극적 경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