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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깐학습법/ 육아 체험 사례

나는 아이에게 매를 안들겠다?

by 법천선생 2012. 5. 2.

절대 매 안 드는 엄마가 되리라 다짐했다.

그 결심이 무너진 건 아이가 초등학생 때였다.

 

몇 번 '가볍게' 손을 대다 급기야 터졌다.

책을 집어던지고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발길질까지 해댔다.

 

너무 놀라 울지도 못하는 애를 남겨놓고

방문을 쾅 닫았다. 죽고 싶었다.


 이후에도 한두 번 그런 일이 있었다.

정말 안 되겠다 싶어 멈춘 뒤에도

독설마저 제어하진 못했다.

 

아이에게 가장 아픈 말이 뭔지 골몰하며

내뱉는 내가 악마 같았다.

 

그런 행동이 사랑도, 교육도, 정말 뭣도

아니란 걸 뼈저린 후회로 깨달은 지 몇 년 안 됐다.

 

아이는 말했다.

"엄마가 언제 얼마만큼 화낼지 몰라 힘들었다"고.


 변명거리가 왜 없을까. 거짓말해서,

숙제 안 해서, 지갑에 손을 대서. 한데

"다 자식 잘되라고 했다"는 그 폭언과

폭행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이었나.

 

나도 돌아가신 내 어머니도 실은

제 생각부터 했던 거다. '내가' 화나고

'내가' 창피하고 '내가' 힘들어서.

뭣보다 만만하니까.


 폭력에 시원(始原)이 있다면

그 첫 가해자는 부모일 거다.

 

아이는 도망칠 곳이 없다.

이해할 수 없는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을 더 나쁘고 가치 없는 존재로 던져 버린다.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진다.

힘 있는 자를 거스르면 맞는 게

당연하다고 믿게 된다.

 

폭력 청소년이 되고 폭력 부모가 된다.

'버릇 고치려' 자식을 때려 죽이는 괴물이 된다.

 

내가 일반 살인범보다 자식을 해친 부모에게

더 큰 벌을 내려야 한다고 믿는 이유다.

 

마침 다음 달부터 부부싸움 신고 때

경찰이 집에 들어가 조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를 자녀 폭행 때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괴물의 탄생을 막기 위해서.


- 중앙일보 이나리 논설위원의 칼럼에서 일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