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스님(趙州和尙)이 이르시되,
‘너희들이 삼십년, 이십년을 최선을 다하여 참구하여
만일 도를 알지 못한다면, 나의 머리를 베어가라’
고 하셨으니 어찌 우리 중생들을 속이셨겠는가?
오래 수행해야 하는 세밀한 진리의 정법에는
첫째 이 몸과 마음과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다 헛된으로서 하나도 진실됨이 없는
허상인줄로 간파하여야 한다.
천만고의 영웅호걸 하나도 간 곳 없고,
/ 부귀문장 재자가인 북망산에 티끌이라,
/ 어제같이 청춘 홍안 어느덧 백발일세,
/ 아홉 구멍에는 항상 부정한 물질이 흐르고,
/ 가죽 주머니 속에는 피와 고름과 똥오줌을 담고 있다
/ 광음이 신속함은 달아나는 말과 같고,
/ 생각 생각이 위태함은 바람속에 등불과 같아서,
/ 어제 날에 비록 살아 있으나,
/ 내일을 편안히 보전하기 어려우니
/ 무엇을 고집하며 무엇을 애착하리오.
이렇게 분명히 생각하면 자연히 망념이
담박해지고 진리에 대한 생각이 크게 늘어나나니,
마음 밖으로 일체 미혹한 경계가
끓는 물에 얼음 녹듯 하리라.
방한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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