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이 염불하자 정수리에 원광이 나타나다
내가 29살(1937)이었을 때, 나의 아내 원신遠信과
함께 적성산赤城山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때 원신의
나이가 25세였다.
어느 날 아침, 하산하기 위해 들판 사이를 걷던
그녀는 길을 따라 일심으로 염불하였다.
이때 태양이 막 산위로 올라와 아침 햇살이
대지를 두루 비추고 있었다.
우연히 자신의 그림자를 보게 된 그녀는
정수리 위에 둘레가 어깨넓이와 가지런하고
크기는 대략 직경이 두 자 남짓한 원형의
빛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거기서 발산된 찬란한 빛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미묘하였는데,
불상 뒤편의 원광圓光을 닮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계속 걸으면서 염불하였다.
그리고 수시로 자신의 그림자를 살펴보니,
이 원광은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것이 염불을 통해 얻은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가 시험 삼아 염불을 멈추고서
세속의 잡다한 일을 생각하는 동시에
다시 그림자를 보니 원광이 사라진 것이었다.
따라서 염불은 우리들이 본래 갖고 있는
광명을 가장 잘 나타내고 업장의 어두움을
가장 잘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해량의 『가허즉허』 陳海量《可許則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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