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을 도살하지 않고도 육류를 생산하는 중이다.
하얀색 실험복을 착용한 포스트 교수가 실험실을 보여준다.
테이블 위에는 세균 배양용 페트리접시, 플라스틱
욕조와 현미경이 있다.
유리 용기에는 찰랑거리는 배양액이 담겨있다.
포스트 교수는 냉동고를 열더니 꽁꽁 언 담황색
내용물이 담긴 작은 관 20개 정도를 꺼냈다.
내용물은 나중에 고기패티로 쓰일 암소의 근육세포다.
포스트 교수는 소 없이 스테이크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암소에서 목덜미 근육조직을 채취하는데,
암소는 이 과정에서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
근육조직에서는 조혈세포가 채취된다. 그리고 조혈세포는
청소도구 창고 크기의 37℃ 온도 인큐베이터 배양액에서
수백만배로 증식한다.
몇주 내에 조혈세포는 두께 1mm, 길이 2.5cm의 근육
섬유로 성장한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교수가 플라스틱 쟁반 위에 올려놓은
길쭉하고 좁다란 관 모양의 근육섬유들이 압착된다.
고기패티 하나당 2만개가 압착된다.
이 전체 과정에 소요되는 기간은 석달에 불과하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고기패티와 비교해 실제 스테이크를
제공하는 암소는 도축까지 2년이나 걸린다.
“이론적으로 단 하나의 세포에서 1만kg의 육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인공 육류 산업의 실리콘밸리다.
1990년대 말에 이미 네덜란드 학자들은 가축 없이
육류 사육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량생산까지 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심지어 선구자 마르크 포스트 교수도 아주 소량만
생산해내고 있을 뿐이다.
포스트 교수는 인공 육류를 대량생산하려면 우선 맛을
더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를 위해 세포가 증식하는 식물성 배양액으로
현재 실험 중이다.
지금까지는 송아지에서 추출한 혈청으로 실험해왔다.
“우리는 가축 없이 인공 육류를 생산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공 육류 생산을 위한 실험은 엄격하게 금지됐다.
“아주 위험한 것은 절대 아니다.” 초기에는 실험실
세포에 미생물 배양기에서 박테리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항생제가 대거 투입됐다.
나중에 이를 먹더라도 위험하지 않다고 포스트 교수는
확신한다.
포스트 교수가 실험실에서 만든 최초의 고기패티를
2013년 여름에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식했던
두 지원자는 아직 멀쩡하다.
다만 두 지원자는 인공 고기패티의 맛에는 후한 평가를
주지 않는다.
소금, 말랑말랑한 빵, 달걀가루, 사탕무 즙을 조금
넣은 인공 고기패티는 육류 맛이 나기는 했지만 육즙이
없고 상당히 밍밍했다.
인공 고기패티에는 기름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트 교수는
자체 세포배양을 통해 만든 기름을 육류에 섞을 계획이다.
질긴 인공 고기패티와 비교할 때 일본의 고베 소고기는
많이 저렴한 편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인공 고기패티의 가격은 무려
25만유로(약 3억1천만원)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포스트 교수의 최대 지원자다.
포스트 교수는 원래 인공 돼지고기 소시지를 만들려고
했지만 억만장자 세르게이 브린은 인공 고기패티를 고집했다.
인공 고기패티가 소시지보다 더 미국적이라는 것이다.
“5~6년 뒤면 고기패티를 1kg당 65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
인공 고기패티가 대량생산되면 머지않아 가격이 폭락할 것
이라고 포스트 교수는 내다봤다.
포스트 교수보다 더한 낙관주의자들은 10~15년 뒤 1kg당
8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져서 슈퍼마켓에서 인공 고기패티가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공 고기패티는 시작에 불과하다. 포스트 교수는 이미
인공 돈가스와 인공 스테이크를 계획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 Die Zeit 2015년 18호 Das jüngste Gerich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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