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경도 몽포의 잔잔한 바닷가,
조선 초기에 세워진 크지 않은 절 하나가 있었다.
세월에 씻긴 기와와 낮은 담장에 둘러싸인,
마치 바닷바람처럼 소박하고 고요한 절, 청명사였다.
그 청명사에는 불심 깊은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새벽이면 종소리보다 먼저 일어나 염불을 올리고,
낮에는 밭을 일구며 검소하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는
늘 평안한 빛이 감돌았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노부부는 밭에서 김을
매고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칠 새도 없이 호미질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한 소년이 숨이 넘어갈
듯 달려왔다.
“할머니! 할머니!” 소년은 울먹이며 외쳤다.
“할머니 집에… 글쎄 불이 났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보통 사람이라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달랐다.
호미를 내려놓고 밭 한가운데서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불타는 집을 향해 달려가는 대신,
두 손을 모아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부처님, 이제까지 저희를 굶기지 않으시고
입을 것 걱정 없이 살게 해주셨으니,
비록 집이 불에 타 사라진다 해도
그 또한 부처님의 뜻이겠지요.
모든 것을 맡기오니, 자비로 돌보아 주소서.”
할머니의 입에서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염불 소리가 바닷물처럼 잔잔히 흘러나왔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불이 난 집으로 몰려왔다.
불길은 이미 지붕을 핥고 있었고,
곧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불붙은 부분을 돌돌 말아 올렸다.
그리고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 듯
집 앞을 흐르던 개울물 속으로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불은 거짓말처럼 꺼졌고, 그 뒤로는 다시
불씨 하나 살아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본 마을 사람들은
누구 하나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숨을
죽이고 서 있었다.
불보다 더 뜨거운 것은
할머니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사람들은 그 할머니를 이렇게 불렀다.
‘염불 할머니’라고.
'명상의욕자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불안 완화용 이미지 명상 (0) | 2025.12.26 |
|---|---|
| 돌보는 고양이의 상서로운 꿈 (0) | 2025.12.25 |
| 당신의 아들 드림 (0) | 2025.12.25 |
| 수행자는 부처님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0) | 2025.12.25 |
| 항상 명상해야 은총을 받는다! (0) | 2025.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