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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욕자극

'염불 할머니'의 감동적인 사연

by 법천선생 2025. 12. 25.

함경도 몽포의 잔잔한 바닷가,
조선 초기에 세워진 크지 않은 절 하나가 있었다.


세월에 씻긴 기와와 낮은 담장에 둘러싸인,
마치 바닷바람처럼 소박하고 고요한 절, 청명사였다.

 

그 청명사에는 불심 깊은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새벽이면 종소리보다 먼저 일어나 염불을 올리고,


낮에는 밭을 일구며 검소하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는

늘 평안한 빛이 감돌았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노부부는 밭에서 김을

매고 있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칠 새도 없이 호미질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한 소년이 숨이 넘어갈

듯 달려왔다.

 

“할머니! 할머니!” 소년은 울먹이며 외쳤다.
“할머니 집에… 글쎄 불이 났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보통 사람이라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는 달랐다.
호미를 내려놓고 밭 한가운데서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불타는 집을 향해 달려가는 대신,
두 손을 모아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부처님, 이제까지 저희를 굶기지 않으시고
입을 것 걱정 없이 살게 해주셨으니,


비록 집이 불에 타 사라진다 해도
그 또한 부처님의 뜻이겠지요.
모든 것을 맡기오니, 자비로 돌보아 주소서.”

 

할머니의 입에서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염불 소리가 바닷물처럼 잔잔히 흘러나왔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불이 난 집으로 몰려왔다.
불길은 이미 지붕을 핥고 있었고,
곧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불붙은 부분을 돌돌 말아 올렸다.


그리고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 듯
집 앞을 흐르던 개울물 속으로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불은 거짓말처럼 꺼졌고, 그 뒤로는 다시

불씨 하나 살아나지 않았다.

 

그 광경을 눈앞에서 지켜본 마을 사람들은
누구 하나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숨을

죽이고 서 있었다.


불보다 더 뜨거운 것은
할머니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사람들은 그 할머니를 이렇게 불렀다.

‘염불 할머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