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수대비주는 너무 길다고 느껴
한 스님이 여섯 글자 진언,
‘옴마니반메훔’만을 택했습니다.
숨 쉬듯, 걷듯, 일할 때도, 쉬는 순간에도
단 한순간도 끊이지 않게 외웠다고 합니다.
마치 라디오를 하루 종일 같은 주파수에
맞춰두는 것처럼요.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예불을 드리기 위해
마지를 들고 법당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눈앞의 건물과 장애물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신,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지평선.]
그리고 그 위에 붉은 범어 글씨로 나타난
‘옴마니반메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장엄한 장면 속에서 온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힘이 너무 넘쳐 몸이 감당을 못 했습니다.
고무신도 없던 시절, 나막신을 신고도
법당 지붕 위를 뛰어다니고 해인사 뒤 가야산을
짐승처럼 내달렸다고 합니다.
숨도 차지 않고, 지치지도 않았습니다.
시뻘건 아궁이 재 속에 손을 넣어도 아무렇지
않았고,
말과 행동은 거칠어져 다른 스님들과도
가리지 않고 맞섰습니다.
마치 전기가 너무 세서 기계가 망가지는 것처럼,
呪力은 넘쳤지만 통제는 사라졌던 겁니다.
결국 그 스님은 결단을 내립니다.
‘옴마니반메훔 수행을 중지.’ 이 체험이
말해주는 건 하나입니다.
수행은 힘을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 힘을 감당할 그릇을 함께 키우는 일이라는 것.
불은 따뜻하지만, 통제하지 않으면
모든 걸 태워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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