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문득 내가 누구인지 정말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랫동안 명상에 힘써온 전국 각지에
사시는 분들을 찾아가 수행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다짐했다. 오늘은 말하지 말고, 끝까지
경청하자.
그중에는 80에 가까운 한 스님도 계셨다.
스무 살에 출가해 평생 참선을 했다고 했다.
현재 종정과 동문이고, 많은 존경을 받았으며,
지금도 진리를 위해 수행 중이라고 말씀하셨다.
말씀은 아주아주 길었고, 열정도 대단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점점 허전해졌다.
왜였을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다녀온 적 없는 사람이 여행기를 수백 번
읽으면, 마치 자기가 다녀온 듯 느끼는 것과
같지 않을까?
남이 본 바다를 내가 본 바다라고 착각하는 것.
남이 깨달은 이야기를 내가 체험한 진리처럼
여기게 되는 것.
수행자들의 이야기 대부분은 스승에게 들은
말들이었다.
오래 듣다 보면 그 말이 자기 체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지식’이지 ‘경험’은 아니다.
꿀의 맛은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모른다.
직접 혀에 닿아 맛을 보아야만 그때 안다.
나는 생각했다. 아주 작고 보잘것없더라도
내가 직접 체험한 한 방울의 진리가
남이 들려준 거대한 이야기보다 소중하다고.
왜냐하면 언젠가 이 몸을 벗을 때, 끝까지
남는 것은 남의 말이 아니라 내가 직접 본
것일 테니까.
그래서 나는 여전히 찾고 있다. 남의 깨달음이
아니라, 내가 직접 마주한 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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